은산교회
 
작성일 : 20-12-02 10:03
김준식 장로님을 추모하며(2005년 출간한 '예수는 누구인가 '에서)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087  
세상 사람 중에는 '천재형' 인물들이 있다. 범인들로서는 감히 견줄 수 없는 뛰어난 재능과 두뇌의 소유자를 일컫는 말이다.
필자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천재형' 인물을 들라고 하면, 김준식교수님을 첫 손가락으로 꼽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필자가 알기에는 김교수님은 이력서 학력란에 두 줄 이상 쓰실 것이 없으신 분이다.
학교에서 정규 교육은 최소함 밖에 받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고난 '천재적' 두뇌와 각고의 노력으로 전기학 분야의 여러 가지 자격증을 취득 하셨고, 8.15 해방 이후 한양대학교에서 전기공학과 교수로 재직 하셨다.
그 후 1970년대 퇴임하실 때까지 전기학계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거두로서 명성을 떨치셨고, 그의 가르침을 받은 많은 제자들은 후일 우리 나라 전기학계의 중진들이 되었다.


김교수님은 평생 전기학과 수학관련 서적들을 손에서 놓지 않으셨다.
그러나 99년이라는 긴 생애에서 그 분의 삶의 중심을 차지했던 "본업"은 의외로 "성경연구"였다.
김교수님의 생애를 한 마디로 요약 한다면, 성경의 진리탐구를 위해 일심으로 전심전력 하셨던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교수님은 젊은 시절, 일본의 '우찌무라 간조'의 대표되는 '무교회주의'에 깊은 영향을 받으셨다.
그 영향으로 김교수님은 교단에 속한 조직된 교회를 거부하시고 '평신도독립교회'인 은산교회를 세우시고 장로의 직분으로, 반세기 이상을 한주간도 빠짐없이 무보수로 설교 하셨다.
김교수님의 '설교'는 일반교회의 설교 형태와는 거리가 먼, 차분한 '성경강해'식 설교였다.


김교수님은 성경연구를 위해서 성경원어인 히브리어와 희랍어를 독력으로 마스터 하셨다.
필자가 알기에는, 김교수님의 성경원어 실력은 전문적인 성서학자들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김교수님의 성경연구는, 대학교수로서 그 분의 전공분야였던 전기학이나 수학과 마찬가지로, 순전히 독학에 의한 것이었다.
정규 신학교육을 받지 않으시고 독력에 의한 것이기에, 2천년에 걸친 전통적 교회신학적 입장에서 보면 김교수님의 성서해석은 '독창적'인 면도 있고 구약학도인 필자로서는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그러나 필자가 김교수님을 마음깊이 높이 존경하는 이유는, 그 분의 세속을 완전히 초탈한 구도자적인 삶의 모습과 성경의 진리탐구에 혼신의 힘을 다 바치신 순수한 열정, 그리고 기독교 복음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헌신 때문이다.
김교수님은 보통 사람들이 추구하는 물질이나 명예, 세속적인 그 어떤것에도 관심이 없으셨던 분이다.
사도 바울이 말씀하신대로, 세상에 속한 모든 것을 분토와 같이 여기며 진리탐구를 위해서 사셨던, 그래서 세상에서 사셨지만 이 세상에 속하지 않으셨던 분 이었다.


종종 '천재형' 인물들에게는 다른 학자들의 이론이나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도외시 하려는 고집스런 태도가 나타나기도 한다.
필자는 김교수님께서 교회의 신학전통과 다른 성서학자들과 '학문적대화'를 하시면서 성경을 연구하셨더라면----하는 아쉬운 마음이 외람되지만, 마음 한 구석에 있다.
그랬더라면, 김교수님의 성서해석이 교회적으로나 신학적으로 좀더 '보편성'을 가질 수 있는 성서학으로 발전될 수 있었을 것이고, 교회나 성서학계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나 김준식 교수님의 평생에 걸친 진리탐구에 대한 열정과 세속을 초극한 '순수' 그 자체의 고결한 삶,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적 사랑과 기독교 복음에 대한 절대적 신앙과 확신은, 성경을 진리의 근원으로 여기며, 그 말씀을 순종하며 살아가기를 힘쓰는 기독교 신앙인들에게 영원한 사표가 되고 귀감이 된다고 굳게 믿는다.


어둠이 덮인 이 세상에서 장로님과 만나 뵈올 수 있었다는것만으로도, 필자는 부족한 사람에게 내려주신 주님의 은총이었음을 고백하며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필자는 김준식 장로님을 생각할 때마다 에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이 머리에 떠 오른다.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저희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하였삽나이다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 아버지의 말씀은 진리니이다) 요한17:16~17


김준식 장로님! 이제 눈물도 아픔도 없는 하늘나라에서, 그토록 그리워 갈망하시던 '진리의 새하늘과 새땅'에서, 그토록 혼신의노력으로 촌음을 아끼며 탐구하셨던 '진리의 생수'를 마음껏 마시옵고, '진리와 함께 기뻐하시는' 영원한 복락을 누리시옵소서.



박 준서 (전 연세대학교 구약학 교수/ 전 한국구약학회 회장/ 전 연세대학교 교학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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